컬러에도 트렌드가 있다

Atomy Design Lab
Yenny   I   이예은
 leeye@atomy.kr





20세기는 인류의 탄생 이래 가장 다양한 색들로 넘쳐난 ‘색의 시대’였다. 패션·미술·광고·테크놀로지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수많은 색채들이 등장했다.  각 시대적 경향에 따라 컬러의 트렌드도 변화해 갔으며, 최근 들어서는 일부 기업에서 다음 해의 트렌드 컬러를 예측하기도 한다.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표준색상으로 사용되고 있는 팬톤은 2000년부터 매년 12월마다 다가올 해를 대표할 컬러를 발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패션, 영화 제작, 인기 여행지, 경제적 조건, 스포츠 이벤트 등에서 미래 시장을 예측해 앞으로 선호될 색상을 추출하는 것이다.


"이런 색이 유행하겠어?"라고 생각했던 색상들도 팬톤의 올해의 컬러로 선정되면 어느샌가 뷰티 업계와 인테리어 업계 등에서 곧잘 사용하며 우리의 일상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색으로 탈바꿈 하곤 한다.


이렇듯 팬톤이 선정한 트렌드 컬러는 패션과 뷰티 산업 전반은 물론 IT, 인테리어, 그래픽 디자인 등 여러 산업에서 제품 개발 및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그렇다면 올해의 컬러는 대체 왜 정하는 걸까?






I 트렌드 컬러 선정 과정


올해의 컬러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대부분 팬톤일 것이다.

팬톤사를 예시로 트렌드 컬러 선정 과정을 알아보자.


① 연 초부터 사업 각 분야에서 사용되는 컬러 정보 수집

패션·미술·광고·테크놀로지·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컬러 정보를 수집 하여, 향후 어떤 색상이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하는 미래 시장조사 단계를 거친다.


②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목받는 색상 추리기

조사를 통해 얻은 모든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주목받는 색상을 가려낸다.


③ 각국의 사업 분야 정보를 토대로 컬러의 시대적 타당성 검토 

각국의 사업 분야 정보를 수집하여 후보 컬러가 올해의 컬러로 선정될 만한 이유와 뒷받침 될 근거 자료들을 모아 분석하는 '타당성 분석'의 단계를 거친다.


④ 트렌드 전문가로 구성된 내부 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

분석을 마친 올해의 컬러는 20여 개국의 전문위원들이 참여하는 *국제유행색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국제유행색위원회

1963년, 파리에서 설립된 국제유행색위원회는 국제적인 규모의 유행 컬러 관련 협의 기관이다. 파리에 있는 본부 외에도 프랑스와 영국, 스페인 등 약 20여 개국의 전문 위원이 참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라 할 수 있다.


국제유행색위원회는 2년 후의 색채 방향을 분석하고 제안하며, S/S와 F/W 두 분기로 나누어 유행 컬러를 에측 및 제안한다. 이렇듯 우리의 생활 속 유행하고 있는 컬러는 이미 2년 전 국제유행색위원회가 결정한 색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유행하는 컬러의 영향이 가장 밀접하게 미치는 업계가 패션업계인 만큼, 해당 연도에 유행할 컬러의 원단이나 각종 부자재 등의 재료들을 미리 준비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 역시 1992년부터 인터컬러 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유행컬러와 각 분야의 유행컬러를 알리고 있다. (출처:데일리팝, 이지원, [그것이 궁금] 올해의 트렌드 컬러는 '클래식 블루'.."누가, 왜 정하는 건가요?")


⑤ 12월 뉴욕타임스를 통해 발표




I 트렌드 컬러 발표 기업


연말이면 전 세계 수많은 디자이너와 패션 전문가가 '다음해의 트렌드 컬러'에 주목하고, 일반인들 또한 트렌드 컬러 발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 지정이 아닌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트렌드 컬러를 발표하기 때문에 기업별 트렌드 컬러가 유사성을 띄는 경우도 있다.


1. Pantone

세계적인 색채연구소 팬톤은 시대 흐름에 맞는 색상에 의미를 부여해 소비자의 공감을 불러내고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 영향력이 굉장히 크며 국내에서도 팬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감각적인 색의 조합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팬톤이 올해의 색상을 공개하면 패션·유통가는 그 색상을 적용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백화점 신제품 진열대는 늘 팬톤 컬러가 빠지지 않는다.


2. Shutterstock

매년 셔터스톡의 데이터 분석가와 디자인 전문가가 수십억 개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내년 디자인 업계의 트렌드를 이끌 색상을 발표한다. 전 세계에서 다운로드한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여, 개별 픽셀 색상과 함께 클릭률(CTR)을 집계함으로써 마케터와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할 색상을 선정한다.


3. 삼화 페인트

삼화 페인트는 매년 '올해의 컬러뉘앙스'를 발표한다. 이는 건축, 인테리어, 자동차, 가전, 정보기술(IT)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컬러 흐름을 의미한다.


4. 벤자민무어 페인트

지난 1883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시작된 벤자민무어는 세계적 환경 기관의 표준 인증을 획득한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며, 인테리어에 적합한 4,000여 가지의 컬러 팔레트를 구성하고 있다. 벤자민무어 페인트는 2016년부터 매년 전 세계 건축, 디자인, 패션, 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를 분석해 한 해를 이끌어나갈 컬러를 선정해왔고, 이러한 컬러 팔레트는 전 세계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특별한 영감을 주고 있다.




I 2022 Trend Color 


1. Pantone

지난 12월 8일, 색채연구소 팬톤이 2022년 ‘올해의 색상’을 발표했다. 제비꽃 색과 비슷한 ‘베리 페리(Very Peri)’이다.

<이미지 출처:www.pantone.kr>


베리 페리는 파란색과 빨간색을 섞어 만들어졌다. 파란색은 일관성과 평온을 상징하고, 빨간색은 에너지와 활기가 느껴진다. 팬톤은 베리 페리에 대해 “모든 푸른 색상 중 가장 행복하고 따뜻한 색”이라며 “미래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빨간색이 섞인 덕분에 대담한 창의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활기·즐거움·역동성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호기심이며, 이는 용기 있는 창의성이라고 주장하였다.


특별히 올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출시하였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앱을 통해 디지털 화면보호기, 파워포인트, 윈도우 등에 베리 페리 컬러를 적용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www.microsoft.com>


컬러 트렌드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배경화면부터 바꿔보자.

▼ ▼ ▼

Get Pantone Color of the Year 2022 - Microsoft Store

https://apps.microsoft.com/store/detail/pantone-color-of-the-year-2022/9NJW9J87LCVP?hl=en-us&gl=US




2. Shutterstock

AI 기술을 통한 데이터 분석으로 예측하는 셔터스톡의 트렌드 컬러는 '평온함'을 주제로 미니멀하고 차분하며 부드러운 색상이 메인을 이룬다. COVID-19로 인한 세계적 혼란과 우울감 속에 평온하고 차분한 색감이 유행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카밍 코랄(Calming Coral, #E9967A)   


기존의 밝고 선명한 색상에서 좀더 단조롭고 톤다운된 복숭아 빛 색상으로, 건강과 행복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이 색상은 특히 더스티 옐로우 및 핑크색과 조합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을 작업하거나, 혹은 대비를 이루는 하늘색과 함께 사용해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벨벳 바이올렛(Velvet Violet, #800080)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이 느껴지는 핑크빛이 도는 보라 색상으로 2022년 트렌드 컬러 중 가장 과감한 컬러라고 할 수 있다. 에메랄드와 같이 대조가 되는 녹색 계열과 함께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보완을 이룬다.


   퍼시픽 핑크(Pacific Pink, #DB7093)   


2022년에는 핫핑크보다는 은은한 핑크빛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특히, 생기를 주면서도 평온함이 느껴지는 솜사탕 핑크 색상이 인기를 끌 전망으로, 다른 핑크 혹은 복숭아 색상과 함께 사용할 경우 매력적인 색조합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3. 삼화 페인트

지난 11월,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는 2022년 올해의 컬러뉘앙스 키워드를 '타임 워프'로 선정했다.



'타임 워프'란 과거나 미래의 일이 현재에 혼재돼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삼화페인트는 2022년이 디지털 시대의 미래상을 현실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타임 워프'를 키워드로 선정했다.



타임 워프를 표현하는 5개의 컬러는 '스파이스 베이지', '후쿠시아', '틸 블랙', '가든 리프', '스카이 블루'이다. 


중심에 있는 틸 블랙은 '지속되는 불확실성과 미지의 확장성', 후쿠시아는 '초개인화와 성장의 격차', 가든 리프 컬러는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뜻한다. 주요 색깔을 보조하는 색상인 스파이스 베이지와 스카이 블루는 '안정, 본질, 여유'를 상징한다.




4. 벤자민무어


<이미지 출처:http://benjaminmoore.co.kr>


벤자민무어의 2022년 올해의 컬러, 부드러운 세이지 그린의 October Mist는 컬러만으로 인상을 남길 만큼 충분히 뚜렷하면서도 다른 컬러와 조화를 이루며 몽환적인 매력을 갖는다.


보태니컬 무드를 담은 이번 트렌드 컬러는 꽃의 줄기와 다양한 꽃의 컬러가 어우러지듯 한 녹색을 배경으로 모든 색상이 조화롭게 믹스&매치된다.



위 이미지는 벤자민무어에서 제안한 2022 컬러 팔레트이다. 꽃/잎/열매 등을 연상시키는 그린 바탕의 보태니컬 컬러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이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지친 우리들에게 위안과 힐링을 주고 있다.




I 트렌드 컬러 활용 사례


매년 발표되는 트렌드 컬러는 '패션', '뷰티', '인테리어', '제품'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로 Pantone사에서 발표한 컬러가 많이 반영되며, 트렌드 컬러 발표 이전부터 Pantone과 협업하여 신제품을 준비하는 기업도 여럿 있다.



1. 패션


<이미지 출처:www.vogue.com>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21 F/W에 이어  22 S/S 시즌 디자인에서도 Pantone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 'Very Peri'를 선보였다. 형태적으로는 각 브랜드의  디자인 특성을  살리면서도 트렌드 컬러를 잘 활용하였다.


 <이미지 원본 출처:www.vogue.com>


 

2. 뷰티



VDL은 2015년부터 팬톤과의 협업을 통해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를 주제로 VDL만의 고유의 감각과 감성으로 재해석한 메이크업 컬렉션을 출시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메이크업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아쉽게도 2022년에는 PANTONE 컬렉션 대신 파버카스텔과의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되었다.



트렌드 컬러가 발표됨과 동시에 유튜브 채널에서는 세계 각국의 메이크업 유튜버들이 Very Peri 메이크업 영상을 업로드 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영상의 조회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 또한 트렌드컬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3. 키친웨어



롯데백화점은 2021년 트렌드 컬러로 구성된 다양한 주방 아이템을 선보였다. 100년 역사의 프랑스 전통 주방 용품 브랜드 ‘르크루제’의 무쇠 주물 시리즈 시그니처 원형 냄비와 고메밥솥을 옐로우와 그레이톤으로 선보였다.




트렌드 컬러라 함은, 단순히 예쁜 컬러를 지정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적인 타당성'이 뒷받침되어 선정되며, 그 과정에서는 심도높은 연구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다 경기 회복의 조짐이 됐을 무렵인 2010년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사람들의 희망을 반영해 그린계열의 '타쿠아즈' 컬러를 선정하였다.


<이미지 출처:https://www.pantone.com>


2018년에 발표한 '울트라 바이올렛'에는

각박한 이 시대가 창의와 신비를 원한다는 주장이 담겨있었다.


<이미지 출처:https://www.pantone.com>


코로나 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암울하던 2021년에는

실용적이고 따뜻하며 낙관적인 색상조합으로

사람들에게 '탄력과 희망을 주는' 색상의 조합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미지 출처:www.pantone.kr>



이처럼 색채연구가들은 시대적 흐름을 컬러 트렌드에 반영하고,

컬러가 주는 힘을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기도 한다.


비록 현재의 우리는 타사가 발표한 트렌드컬러를 반영하는 수준이지만,

머지않은 훗날엔 트렌드 컬러 예측 뿐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에게 활력과 영향력을 끼치는 디자인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참고&출처

-롯데엘스타일, "팬톤! 2021년 트렌드 컬러를 알려줘!", http://www.lotte-elstyle.com/magazine/view.asp?mn=540&bn=3, 2020

-장업신문, LG생건, ‘2021 VDL+PANTONE 컬렉션’, http://www.jangup.com/news/articleView.html?idxno=81446

-문화일보, 김영번, '역사를 읽는 색다른 척도… ‘色의 변천사’'

-이코노믹리뷰, 유통가 물드는 '올해의 컬러'...어디까지 알고있니?, http://www.econovill.com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셔터스톡 홈페이지, www.shutterstock.com 

-삼화페인트컬러디자인센터 유튜브 채널

-VOGUE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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